사람은 후각이 발달했을까요?
그렇다고 보기엔 고양이와 강아지와 비교해도 사람의 후각은 약한 편이죠.
그렇다고 후각이 발달하지 않았을까요?
그건 아닙니다. 후각은 인간의 오감 중 하나로 분명히 인간에게 전달되는 감각 중 하나입니다.
치킨 냄새를 못 맡는다면 얼마나 슬픈 일일까요?
이렇게 냄새와의 첫 만남은 킁킁하며 냄새를 맡는 순간, 시작됩니다.
향의 인식
향 분자는 코안으로 침투하게 됩니다. 여기서 코안의 후세포(후각세포)를 자극하게 되고 이는 후신경(후각신경)을 통해 대뇌피질로 신호를 전달합니다.
여기서 하나의 특이점이 나타납니다.
인간의 오감 중 후각만이 시상을 경유하지 않고 대뇌피질로 전달됩니다. 이는 후각 자체가 매우 오래전부터 먹이, 생식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 포유류에게 발달한 감각이었으나, 인간의 진화 과정에서 발달할 필요가 없어지며 경로 자체도 달라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그만큼 바로 대뇌로 도달하기에 즉각적인 효과를 발휘할 수도 있겠죠.
인식과 기억 그리고 감정
후각신경은 조롱박 피질이라고 불리는 대뇌변연계의 Piriform Cortex와 해마, 편도체를 자극하여 인식과 기억, 감정에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후각은 우울증, 알츠하이머, 파킨슨과도 연관이 있다고 해요.
유명한 프루스트 효과를 들어보셨나요? 향수에서 꼭 나오는 이름 중 하나인 프루스트 효과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저자 마르셀 프루스트 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홍차에 적신 마들렌의 냄새로 잃어버린 줄 알았던 유년의 기억을 찾게 되는 주인공처럼 후각은 우리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곳으로 우리를 데려다 줄 수도 있습니다.
후각에 의해 생성된 기억은 감정과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시각, 청각과 같은 감각은 후각에 비해 신경세포의 연결이 간접적이고 회로가 길지만, 후각은 그렇지 않아서 자극을 더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후각에 관한 연구
이러한 후각에 관한 연구는 다른 감각에 비해 매우 늦습니다. 인간이 왜 어떻게 냄새를 맡게 되는지 밝혀진 지는, 고작 3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죠.
1991년 리처드악셀, 린다벅 이 후각수용체를 찾아내 2004년 노벨상을 받았습니다.
인간의 후각수용체는 400여 종으로 감지에서 인식, 의식까지 단 1초면 충분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하나의 물질에 후각수용체 몇 개가 반응하며, 여러 음반을 두드리며 작곡을 하듯 조합에 따라 1조 가지의 냄새를 구분할 수 있습니다.
세상에 향수가 아무리 많아도 1조 가지 이상이 될까? 싶어요.
그래서 오늘도 새로운 향수를 사고 싶은 거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