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소 : 고양종합운동장
- 위치 :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중앙로 1601 고양시 종합운동장
센티, 내년 4월에 세계적인 록밴드 콜드플레이가 고양에서 무려 6회에 걸쳐 단독 콘서트를 여는 거 알아? 내한 아티스트 공연으로는 역대 최대, 최다 규모라고 하더라고.
요즘 고양종합운동장이 해외 및 K팝 아티스트 공연장으로 인기가 좋다고 해.
내년 문화행사 대관은 이미 완료되었을 정도라고.
올여름 대한민국 힙합 팬들을 뜨겁게 달구었던 칸예 웨스트의 내한 공연 기억해?
그 공연도 바로 이곳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렸지.
애초 리스닝 파티 일환으로 기획된 공연이었으나 칸예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무려 77곡의 곡들을 라이브로 불렀어.
그가 22년 7월 이후로 라이브 무대를 펼친 적이 없었기에 그의 고양종합운동장 공연은 전 세계적으로도 화제가 되었고.
그리고 다음 날 그가 도대체 왜 라이브 공연을 했었는지에 대한 각종 재밌는 추측이 난무하였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칸예가 어제 불고기를 먹고 기분이 좋아졌다.”였어.
엥? 왜 갑자기 불고기냐고?
아래 기사를 읽어보면 바로 이해가 될 거야.
지난 2010년 여름, 칸예 웨스트가 양양 낙산 해수욕장에서 열린 ‘써머 위크앤티(Summer Week&T)’ 공연차 한국을 방문했다. 과연 낙산을 하얗게 불태운 ‘갓칸예(Yeezus)’의 무대.
‘레전드’로 기억되는 공연만큼이나 길이길이 회자되는 장면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칸예 크루의 식사 모습이다. 칸예 웨스트와 루페 피아스코, 버질 아블로, 돈 C 등, <맨 인 블랙>을 연상시키는 수트 차림의 외국인들이 오래된 시골 한식당에서 양반다리를 하고 모여 앉아 불고기를 구워 먹는 모습이 화제를 모은 것. 꽃무늬 벽에 기대어 분홍색 앞치마를 무릎에 올린 채 초록색 병의 칠성 사이다를 따라 마시는 ‘형님’들의 모습에 많은 음악팬은 친근감을 느꼈다.
칸예 웨스트, 샘 스미스, 고릴라즈가 다녀간 맛집 좌표 25.
나도 오랜만에 위의 사진을 다시 보았는데, 새롭게 눈길을 끄는 인물이 있었어.
바로 칸예 우측에 서 있는 디자이너 버질 아블로의 모습이야.
21년 4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그였기에 사진을 보면서 한편 마음이 아프기도 했고.
그는 무엇보다 스트리트 컬쳐와 하이 패션을 결합한 스타일로 유명했어.
특히 루이비통의 남성복 총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시작해 LVMH의 75개 브랜드를 대표하는 아티스틱 디렉터까지 맡게 되면서 전 세계 패션씬에서 엄청난 주목을 받았지.
나이키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만든 운동화의 인기도 상당했고.
아블로가 이처럼 패션업계에서 큰 성공을 거두는 데 있어 초기 발판을 마련해준 사람이 바로 칸예 웨이스트야.
그들의 인연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잠깐 살펴볼까?
두 사람이 만난 건 시카고의 동네 인쇄소였어요. 버질 아블로가 직접 만든 디자인 도안으로 티셔츠를 제작하곤 하던 곳이었죠. 데뷔를 준비하고 있던 칸예 웨스트는 음악과 문화를 이해하고 콘텐츠를 디자인할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있었습니다. 아블로가 제격이었죠.
칸예 웨스트는 이후 아블로에게 앨범과 무대 세팅, 마케팅 총괄을 맡깁니다. 2009년에는 함께 펜디FENDI에서 인턴 생활을 하는 등 끈끈한 관계를 이어갑니다.
버질 아블로 : 당신의 모든 것을 편집하라, 브랜드가 될 것이다
나는 아블로가 칸예를 인쇄소에서 우연히 만나는 행운이 없었다면 지금의 성공은 거두지 못했을 거로 생각했었어.
그런데 그가 2019년에 보그와 한 인터뷰를 읽으면서 생각이 조금 달라졌지.
그는 칸예를 만나지 못했더라도 그 만의 길을 뚜벅뚜벅 걸으면서 마주치는 수 많은 기회들을 놓치지 않고 자기 것으로 만들었을 거라고.
“스튜디오에 가만히 앉아 다트를 던지며 과녁에 명중하기를 기다리지 마세요. 당신이 실제로 다트 판까지 걸어간다면, 당신이 원하는 곳에 직접 다트를 꽂을 수 있어요.”
“My Job Is To Be a Spirit Leader”
책 <기회의 심리학>에서는 자기만의 독특한 취향, 라이프스타일, 쌓아온 지식 등이 우연한 사건과 마주쳤을 때 찾아오는 운을 ‘제4종 행운’으로 분류하는데, 이 행운이야말로 진정 우리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삶의 선물이 아닐까 싶어.
우리 센티도 자신만의 향기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아름다운 기회들을 무수히 마주하길 바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