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소 : 환기미술관
- 위치 :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40길 63
김환기의 작품 세계
김환기의 작품 세계는 그가 머물렀던 장소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나뉘어. 동경·서울 시대(1933-1955), 파리·서울 시대(1956-1962), 뉴욕시대(1963-1974) 이렇게 말이지.
이번 전시는 김환기 작가가 뉴욕에 머물면서 본격적인 점화의 세계에 몰입했던 1970년부터 1974년 사이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어.
위 일기를 시작으로 김환기 작가는 다양한 형태의 점으로 그만의 빛깔을 만들어 가기 시작하지.
인터넷에서 이런 글 읽은 적 있어? 인간이 변하는 방법은 시간 배분을 바꾸거나, 사는 장소를 바꾸나, 교류하는 사람을 바꾸는 방법 뿐이라는 말.
김환기 작가도 분명 새로운 도전을 위해 뉴욕이라는 낯선 땅으로 떠났을 거야. 하지만 그는 고국이 너무나도 그리웠지. 그렇다고 마냥 슬퍼하면서 시간을 허비하진 않았어. 낯선 땅에서, 자신이 과거에 머물렀던 주변 세계를 탐구하기 시작했거든. 익숙했던 자신의 세계를 낯선 환경 속에서 새로운 희망과 연결하기 시작한 거지. 그 고뇌와 노력의 결과물들이 바로 이번 전시에서 볼 수 있는 작품들일 테고.
내가 전시회에 간다면 그의 점화들을 조금은 멀리서 바라보며 잠시 상념에 잠길 거 같아. 지금의 나를 거쳐 간 무수한 그리움들을 떠올리면서 말이지. 그리곤 몇 발자국 더 앞으로 다가가 ‘점’들에 아롱진 번짐을 유심히 바라볼 거야. 우리가 모두 연결이 되어있는 까닭은 점 하나하나가 서로를 향해 있기 때문이라고 믿고 싶은 요즘이거든. 내 삶의 연결고리가 나의 첫 숨에 이미 몸속 깊이 들어왔었다고 그의 그림이 내게 속삭여줄 거 같아. 조금은 낯선 곳에서 새로운 도전을 해보라는 다정한 응원과 함께 말이야.
절친한 친구인 시인 김광섭의 시 <저녁에> 마지막 구절이 그림의 제목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