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의 향기 | 대각사

다정하게, 다정하게...

대각사
@한국관광공사

 


 

지난 5월 15일은 “스승의 날”이자 “부처님 오신 날”이기도 했어.
센티는 최근에 불교 관련 행사에 가본 적 있어? 요즘 불교계는 MZ 세대와 더 많이 소통하기 위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더라고.

 

뉴진스님
@뉴진스님

 

올해 불교박람회의 캐치프레이즈였던 ‘재밌는 불교’는 겉치레가 아니었다. SNS를 뜨겁게 달군 ‘뉴진스님’만 봐도 그렇다. 이는 실제 불자인 개그맨 윤성호의 부캐로, 스님 복장으로 불교 음악 디제잉을 한다. 불경 리믹스에 “이 또한 지나가리 이 또한 지나가”를 외치는 모습은 저세상 힙 그 자체. 5월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해 연등놀이 행사에서 다시 한번 무대에 오른다고 하니, 궁금하다면 방문해서 직접 부처핸접 하고 오자.

(기사 원문)

 

근데 그거 알아? 약 100년 전에도 대중과 소통하기 위한 혁신적인 행보를 이끌었던 스님이 계셨다는 거.
바로 그 주인공은 오늘의 공간 <대각사>를 건립한 “용성 스님”이야.

 

용성 스님
@한국관광공사

 

“용성 스님은 서대문형무소에서 나온 뒤 도성 안에선 최초로 창덕궁 앞에 포교당인 대각사를 열고, 한자로만 되어 있던 불경을 한글로 번역하는 데 앞장섰다. 한문 경전을 한글화하면 승려의 권위가 하락한다는 주변의 만류를 꺾고 출가자 위주의 불교에서 떠나 대중불교의 첫 삽을 떴다. 또 찬불가를 만들고 대각사에 어린이 포교를 시작해 풍금까지 들여 노래를 부르게 했다.”

(기사 원문)

 

용성 스님은 ‘해인사 대장경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도 이를 알지 못하면 오물 덩이에 불과하다’ 라고 말하며 불교가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평생 노력했다고 해. 아무리 좋은 가치를 담고 있다고 할지라도, 또 내가 아무리 해박한 학식과 슬기로운 지혜를 지녔다고 하더라도 상대에게 전달될 수 있는 방식으로 표현되고 다가가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는 거지.

 

절 앞의 사람

 

위에 인용한 기사에도 설명하고 있듯, 용성 스님만해 한용운 시인과 함께 불교계를 대표하여 3.1 운동을 이끈 민족 대표 33인 중 한 명이기도 했어. 스님이기도 하였던 한용운 시인이 아름다운 글을 쓰기로 한 까닭도 대중에게 사랑스럽게(?) 다가가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사랑>을 사랑하여요, 한용운

 

“나는 당신의 <사랑>을 사랑하여요”

난 이 말이 참 좋더라고. 어쩌면 진정으로 사랑을 하는 사람은 섬세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내가 그러하듯 나의 사랑이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방식이 또한 사랑받길 원할 테니깐.

 

요즘 뉴스를 보면 마음이 아플 때가 많아. 도무지 봉합될 것 같지 않은 극한 갈등들이 세계 이곳저곳에서 매일 일어나고 있어. 우리가 지금보다 조금만 더 다정하게 타인에게 다가갈 수 있다면, 그로 인하여 갈등의 맥락을 재조정할 수 있는 너그러운 마음이 생겨난다면, 세상은 지금보다 더 평화로워지지 않을까?

 

해질녘

 

어쩌다 보니 오늘은 우리 센티와 세계의 평화를 위한 고민을 하게 되었네. 그럼, 끝으로 스웨덴의 국민 멘토라고 불리기도 하였던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 의 자서전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의 문장을 인용하면서 마칠게.

참고로 나티코는 스톡홀름 경제대학을 졸업하고, 26살의 나이에 다국적 석유회사의 최연소 CFO에 올랐던 인물이었어. 그러던 그가 갑자기 회사를 그만두고 태국으로 건너가 17년간 승려 생활을 하였다고 해. 책에는 그가 회사원으로서 그리고 승려로서 살아가면서 깨달은 것들이 담겨있어.

 

대각사
@daegaksa.kr

 

“우리가 삶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을 때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사랑하는 이들 곁에 영원히 머물 수 없음을 머리로만이 아니라 온몸으로 이해할 때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더는 이만하면 됐다고 믿으며 살아갈 수 없게 됩니다.

그날이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우리는 우리에게 의미 있는 모든 사람과 반드시 이별할 것입니다. (…) 그 진실이 우리 존재의 일부가 되었을 때, 우리는 다른 사람들에게 그리고 삶 자체에 다가갈 유일한 방식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바로 다정하게, 다정하게 다가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책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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