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초루짱입니다.
한동안 좋은 날씨를 유지해서 그런지 어디론가 놀러 가고 싶은 날이 많은 하루입니다. 기분 좋은 나들이에는 기분 좋은 향기를 맞춰 써야겠죠? 외출을 앞두고 메이크업 후 옷매무시를 가다듬고 오늘은 무슨 향기를 선택해야 하는 순간의 기분은 약간 짜릿하지 않을까요? 우리 구독자 여러분들은 현명한 선택을 하실 거로 생각해요.😊
이번에 다뤄볼 이야기는 저번 로즈에 이어 화이트플로랄의 대명사인 자스민에 관해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자스민의 향기가 있을까요? 자스민의 향기를 떠올린다면 가장 먼저 무엇이 있을까요?
저는 중식당에서 따뜻하게 우러나온 차🍵를 먼저 떠올리게 됩니다. 누구는 섬유유연제의 향기라 하구요, 또 누군가는 포근한 방향제가 떠오른다는 말도 있어요.
자스민의 향기는 많은 카테고리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그만큼 활용도가 높은 플로랄입니다. 로즈와 마찬가지로 강력한 향기를 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대부분 자스민의 색깔은 흰색 혹은 노란색을 지니고 있으며 꽃말로는 사랑스러움, 관능적이라는 뜻이 있다고 합니다. 자스민의 종류는 300여 종이 된다고 하지만 극히 일부분의 자스민만 향료로 사용된다 고 해요.
자스민의 수확시기는 이른 6월부터 10월까지 진행된다고 합니다. 재배지는 폭 넓은 지역에 이르는데 이탈리아, 모로코, 이집트, 인도, 중국 등에 퍼져있습니다.
이른 아침 해가 뜰 때 노련한 숙련자들이 꽃잎을 채취하기 시작하는데 오후가 되면 45도까지 올라서 작업하기 매우 힘든 환경이 됩니다. 자스민의 채취 핵심은 속도와 정확성 입니다. 로즈와 다르게 꽃잎이 손상되지 않게 정확히 꽃잎을 꼬집어서 따야 하며 녹색 줄기 부분과 잎 부분이 으스러지지 않게 조심해야 합니다. 이유는 다음 작황에 영향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자스민은 어떻게 얻어질까요?
추출 방식에 따라 약간은 다르지만, 보통은 앱솔루트(Absolute) 형태로 만들어 향료로 사용됩니다.
꽃향기를 머금은 지방을 분리하고 농축하기 위해 주로 사용하는 용매로는 알코올이나 탄화수소(hydrocarbon solvent), 석유 에테르(petroleum ether) 등을 사용하고 이것을 고온으로 증발시켜 남은 향기 물질을 앱솔루트라 합니다.
자스민 앱솔루트는 점성이 있으며 매우 짙은 오렌지색 혹은 초콜릿 같은 갈색의 액체입니다. 향취는 오렌지플라워와 다소 닮은 모습이 있으며 달콤하고 무거우며 지방감(fatty)이 있는 향취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 자스민 향취를 싫어하는 분들이 느끼는 인돌(indole) 즉, 꼬릿한 느낌이 보다 더 적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한 해 생산량은 14톤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가치는 900억으로 계산되고 있어요. 적은 양으로 비즈니스를 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라 볼 수 있겠지만 이것을 만들려고 하는 인력과 공정을 고려한다면 결코 비싼 원료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위의 링크는 자스민 앱솔루트를 만드는 과정의 동영상 링크입니다.
자스민의 향기 성분
위 표는 <자스민 앱솔루트의 향기 성분표>입니다.
자스민은 로즈와 다르게 아로마 케미컬로 표현하기 쉽지 않은데요, 그 이유는 천연물에서 검출되는 물질들은 향료로 사용되지 않는 물질이 많기 때문에 주로 벤젠계로 구성되는 원료를 약간은 이미지네이션 작업을 하여 베이스 혹은 완성된 향으로 표현합니다. 그래도 향기 성분으로는 리날룰(linalool), 유제놀(eugenol), 시스-자스몬(Cis-jasmone) 등이 있으며 성분표에 나와 있는 네롤리돌(nerolidol)이 검출되기 때문에, 오렌지플라워에 들어있는 성분과 같아서 향취가 비슷한 점도 있습니다.
자스민 노트의 역할
플로랄 노트에서 자스민 노트의 역할은 볼륨감입니다.
로즈가 뼈대를 구성한다면, 자스민은 살을 붙이는 것이 주된 역할 입니다. 향의 확산 강도가 강하며 이외 다양하게 작용기가 붙은 원료들이 많아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어코드 구성이 가능한 노트이며 원료의 배합 비율에 따라 자스민, 가데니아(gardenia), 일랑일랑(ylang ylnag)으로 변조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면 자스민 노트가 아름답게 표현된 향수들을 찾아볼까요?
1. Gucci Gucci Bloom
구찌 블룸은 화이트플로랄의 향기를 편안하게 잘 표현했어요. 자스민의 부드러운 향취로 시작하여 포근하게 마무리하는 튜베로즈가 들어있어요. 비누 같이 보송보송한 잔향이 매력적이며 밝은 날에 사용하기 좋은 향수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잘 변하지 않는 향기라 오랫동안 지속되는 향기를 원하신다면 이 향수를 추천합니다.
2. Tom Ford Jasmin Rouge
톰 포드의 자스민 루즈는 아라비안 자스민의 향취를 표현합니다. 스파이시 아로마틱한 향신료와 함께 이국적인 요소가 가득한 플로랄의 느낌은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일랑일랑과 시나몬(cinnamon)의 향취는 마치 향기에 취하게 만들어 버리는 유혹적인 요소로 만들어 주네요. 상대방에게 농염한 매력을 발산하고 싶다면 이 향수를 추천합니다.
3. Dior J’adore d’Eau
디올의 자도르 도 는 기존 자도르와 마찬가지로 화이트플라워의 향취를 가지고 있지만 그린 노트를 추가해 좀 더 상쾌한 느낌이 있어요. 꿀처럼 달콤한 허니서클(honeysuckle)과 프레시한 꽃내음인 네롤리(neroli)가 밝은 분위기로 만들어 줍니다. 자도르는 파우더리한 잔향이 있지만 자도르 도는 시원한 아쿠아틱 노트가 있어 여름에 뿌리기 좋은 향취를 가지고 있어요. 역시나 싱글 느낌이 아닌 컴플렉스한 구조로 되어 있어서 누구나 사용해도 좋으며 데일리로 사용하기 좋은 향수입니다.
4. Van Cleef & Arpels California Reverie
반클리프 아펠의 캘리포니아 레브리는 가볍다 못해 바람에 흩날리는 자스민의 향취를 표현한 듯합니다. 싱글의 자스민 향기를 잘 구현했으며 강렬한 느낌 보다는 여리여리한 여성성을 보여주는 향기라 생각해요. 탑노트의 네롤리와 만다린은 가볍고 상쾌한 시작을 알리고 부드럽고 달콤한 삼박 자스민과 플루메리아(frangipani)의 향취는 깨끗하고 순수한 느낌을 표현합니다. 베이스 노트의 바닐라는 아리따운 여성으로 추억을 남기기 좋은 노트로 만들어 줍니다.
5. Trudon Elae
트루동 엘레는 마치 지독한 사랑을 표현한 향기인 것 같아요. 탑노트의 달콤한 애플 향기와 신선한 베르가못의 향취를 느낄 수 있으며 이집트 자스민과 더불어 일랑일랑과 튜베로즈가 볼륨감이 넘치는 강렬한 향취를 만들어 줍니다. 파우더리한 자스민의 향취가 강하여 여름보다는 겨울에 사용하기 좋은 향수일 듯 해요. 누군가를 포근하게 감싸 안아 주고 싶을 때 이 향수를 추천합니다.
6. Veronique Gabai Jasmin De Minuit
베로니크 가바이의 자스민 드 미뉘는 물기를 머금은 듯한 자연의 자스민 향취를 잘 구현했어요. 싱글 자스민을 요즘 트렌드인 우디 노트와 잘 결합하여 보다 더 세련된 플로랄의 향취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울창한 숲속에 피어난 이슬을 머금은 하얀 자스민 한 송이 같이 깨끗함과 동시에 모던함을 잘 표현한 느낌입니다. 가끔은 변칙적인 자스민의 향기를 원한다면 이 향수를 추천합니다.
자스민 향기는 비유하자면 18세기에 유행하던 의복 양식인 로브 아 라 폴로네즈(robe a la polonaise) 같아요. 화려한 듯하면서 절제미를 나타내고 밑으로 내려갈수록 볼륨감이 넘치는 화이트 드레스와 비슷한 모습이 많죠.
풍부하고 리치한 자스민의 향취 는 언제나 거부감이 없으며 어떠한 향기 제품에도 잘 쓰이는 노트이기도 해요. 그만큼 여러모로 사용할 수 있는 곳이 많고 또한 다른 노트로 변조하기 좋은 부분이 많아요. 순백색의 아리따운 자스민은 여성분들이 사용하기 좋으며 관능적인 분위기를 나타낼 때 자주 사용하기도 한답니다.
이렇게 상당히 매력적인 향기인데 최근에는 자스민 노트를 응용하는 향수들이 적어지는 것 같아 아쉽네요. 하지만 향기의 유행은 언제나 다시 돌아오는 거니까 우리 구독자 여러분들은 기다릴 수 있겠죠? 우리의 코끝을 자극해 주는 매력적인 자스민의 향수가 하루빨리 나오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