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화장품 회사 TOP 2
한국의 가장 대표적인 화장품 회사 하면 어느 브랜드가 생각나는가? 아무래도, 아모레퍼시픽과 엘지생활건강을 가장 먼저 떠올리지 않을까 싶다. 아모레퍼시픽은 1945년에 설립자 서성환이 “태평양 화학 공업사”로 설립하였다. 1948년 출시한 메로디 크림과 1951년 출시한 ABC 포마드, 1960년 출시한 코티분이 베스트셀러인 한국의 대표적 화장품 회사로 현재는 “아모레퍼시픽”으로 회사명을 변경하였다. 아모레와 양대 산맥을 이루는 것은 바로 엘지생활건강이다. 1947년에 구인회가 부산에 락희화학공업사를 세워 “럭키크림”을 생산한 것을 시작으로 생활용품과 화장품을 생산했으며, 1996년부터 “LG생활건강”브랜드를 쓰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향기에 관한 연구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향기 연구소이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아로마와 케미컬, 한국의 자연 재료 등을 활용하여 새로운 향기를 개발하고 있다.
북촌 조향사의 집에서는 1층의 <조향사의 연구실>에서 다양한 한국적인 향을 체험할 수 있었다. 대표적으로 인삼 향, 인삼꽃향, 쑥향, 감귤꽃향, 대나무 향 등이 있었고, 자연적이고 환경친화적으로 채취하는 과정도 비디오로 재생되고 있었다.
또한, 아모레퍼시픽은 향기가 인간의 감각과 정서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도 진행하여, 스트레스 해소, 기분 전환, 피부 건강 향상 등에 향기가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를 통해 제품 개발에 반영하고 있다고 한다.
북촌 조향사의 집은 한국적인 향을 대표하는 아모레퍼시픽의 향 여정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1층
조향사의 정원, 조향사의 아틀리에, 조향사의 연구실, 클래스룸으로 나뉘어 있다. 집의 입구부터 들어오는 길에 잘 관리된 정원은, 이미 전시에 들어오기 전부터 기분 좋게 만들어준다. 기대감을 안고 현관을 들어서면, 브로셔와 함께 친절한 설명을 해주시는 도슨트분을 만날 수 있다. 미술품처럼 전시물을 설명해주진 않지만, 자세히 관람순서와 섹션, 층별 안내까지 도와준다. 조향사의 아틀리에 중앙에 존재감 있게 세워진 조향 오르간은 50~60년대 아모레퍼시픽 조향사가 실제 사용했던 모습으로 복원한 것이라고 한다. 케미컬과 아로마, 아모레의 독자적인 향 원료 들을 볼 수 있고, 이번 전시를 위한 향 5가지도 맡아볼 수 있게 시향지가 준비되어 있다.
조향사의 연구실은 앞에 설명한 대로 고유의 향 스토리와 시향의 공간이다. 클래스룸에서는 네이버 예약했던 클래스가 진행되고, 향 블렌딩 체험은 현장에서 접수도 가능하다고 한다. 사실 올팩션 클래스를 2주 전에 예약하고자 했지만, 워낙 소수의 수업이라 전시 마지막 날까지 모두 매진이어서 아쉬웠다.
2층
2층으로 올라가면 센트 아카이브 섹션이다. 이미 영상이 진행 중에 들어가서, 조용히 자리에 앉아 감상했는데,한때 꿈이었던 조향사분들이 직접 출연하여 향에 관한 이야기와 개인적인 경험을 풀어주시는 것이 좀 뭉클했다. 영상이 끝나고 언급되었던 헤라의 문워크 향을 맡아보았는데, 설명대로 서울의 달 밑에서 선선한 밤을 거닐고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향이 주는 스토리가 향기를 이렇게 다채롭게 느끼게 한다는 점은, 그림이나 문화재 등의 예술에서도 느껴지던 그 느낌이다.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를, 그때 맡는 향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로 바꿀 수도 있겠다.
스와니를 아는가? 1984년 출시하여 대중적 인기를 끈 아모레퍼시픽의 향수이다. No. 3 향을 전시하고 있었는데, No. 7, No. 17까지 나왔다고 한다. 당대의 청순미인, 1977년 미스코리아 진 김성희의 CF 선전도 유명했다고 하는데, 지금은 유튜브에서만 볼 수 있다. 스와니의 방에는 ‘자연의 숨결을 그대 곁에’라는 스와니의 향을 시향할 수 있다.
센트 갤러리는 향이 중심이 되도록 아모레퍼시픽의 브랜드와 제품 유형을 종합하여 큐레이션 한 공간이다. 신제품이었던 롱테이크의 샌달우드를 시향해보고 다른 제품들도 둘러보았다. 2층에서 다시 지하로 내려가 본다. 9월에는 1층에 전시되었던 5가지 향에 대해 알아보는 곳이었는데, 필자가 방문한 10월에는 구딸 GOUTAL의 브랜드 팝업이 열리고 있었다. 시향을 친절하게 도와주셔서 몇 가지 위시를 생각해두었고, 멀리 부산에서 전시를 보러 왔다고 하니 금박이 들어간 기념 캔디까지 챙겨주셨다.
마무리
아모레에 대한 인식을 바꿔주는 듯한 팝업이었다. 아모레퍼시픽 하면 설화수만 떠오르고, 헤라와 라네즈의 모델이 떠오르고, 이니스프리를 생각했는데, 이제는 아모레의 조향사와 스와니 향수, 한국적인 향, 그리고 구딸 파리를 떠올리게 될 것 같다. 앞으로도 한국적인 향기를 이어가고 발전시켜가기를 응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