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 8만원’ 디올의 뒤통수…”모조리 불매” 터질 게 터졌다 [안혜원의 명품의세계]
얼마 전 명품 불매운동이 터졌습니다.
우리가 명품을 사는 이유는 브랜드에 대한 인정과 공감이 있어서 아닐까요? 비싼 돈을 내는 만큼 그에 따른 고퀄리티를 기대할 수 있고, 또 그 명품을 만든 장인에 대한 리스펙의 의미도 있죠. 그런데, 장인의 한 땀 한 땀 수작업 퀼팅이라는 그 백이 하청업체의 피땀을 갈아 넣은 것이라면, “왜 그 가격을 주고 그 브랜드를 사야 하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직접적으로 고용해서 한 일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명품이라면 그에 맞는 공정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러한 노동력 착취는 비단 명품업체만의 일은 아닙니다.
오늘 이야기할 향료 제조에서 아동 노동 착취가 꽤 오랫동안 이어져 왔거든요.
우리가 포스팅에서 다루었던 자스민의 향기가 매력적이라 느끼셨다면, 이제 이걸 어떻게 생산하는지 한번 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는 진짜 자스민을,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쓰고 싶으니까 말입니다. 그리고 정당한 금액으로 공정하게 사 오고 판매하는 브랜드의 향수를 사고 싶으니까요.
향료 그리고 아동 노동
BBC 영상은 40분이나 되는 긴 영상입니다. 이집트 자스민의 채취에 대해 2023년 잠복 취재한 내용이에요.
자스민은 일몰부터 해가 뜨기 전까지 따야 해서, 깜깜한 밤부터 모기와 싸우며 꽃을 따야 합니다. 비가 와도 일당을 놓칠 수 없는 아이들은 꽃을 따는 일에 빠질 수 없어요. 맨발로 진흙에서, 알레르기가 있어도 말이죠. 한 명이라도 더 따야 조금이라도 더 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심각한 인플레이션이 벌어지고 있는 이집트에서, 1킬로그램에 1달러밖에 하지 않는 자스민을 따는 일이 그들의 식사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향수 생산 비용
보통 100ml 향수 한 병에 100달러, 우리나라에선 20~30만 원 정도 하죠.
그렇다면 100ml 향수의 생산비용은 얼마나 될까요?
보편적으로 알려진 바에 따르면, 향수에서 비용은 퍼퓸 리퀴드 1~1.5달러, 매뉴팩처링 1달러, 패키징 3달러, 브랜드 이익 15달러, 광고비 25달러, 유통 35달러, VAT 19달러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결국 우리가 향수를 구매하는 비용 100달러 중에 자스민을 따는 사람의 임금은 1달러도 되지 않습니다. 생산자들에게 정당하게 전해지지 않는 거죠. 향수가 이렇게 많이 팔리는데도, 그들은 아이들까지 동원해야 할 정도로 정당한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It is unfair.
최종적으로 소비자는 매우 비싼 돈을 주고 사는 향수를, 제일 말단의 제조 농장에서는 착취에 가까운 가격으로 가져오는 현실. 영상의 한 인터뷰처럼 “It is unfair.” 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더 공정한 임금을 지급한 향수를 사용하고 싶습니다.
업계의 전반적 변화를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