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신료 역사와 전쟁

스파이스 오디세이 Spice Odyssey

향신료 역사와 전쟁

향신료의 뜻

 

향신료(香辛料, spice)음식에 풍미를 주어 식욕을 촉진하는 식물성 물질이란 뜻이래.

하지만, spice는 ‘약품’이라는 뜻의 라틴어 ‘species’에서 유래했고, 한국어의 ‘양념’도 먹어서 마치 약처럼 몸에 이롭기를 기원한다는 의미를 담은 ‘약념’(藥念)에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있듯, 이란 개념을 뺄 수 없어.

이러한 향신료의 역사는 무려 기원전부터 약이자 종교적 수단, 화장품, 향수로 사용되었다고 알려져 있어.

또한 대항해 시대와 세계 식민지화를 만든 장본인이라고 할 수 있지.

그래서 오늘의 주제는 향신료에 대해서야.

 

후추

향신료와 대항해 시대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이유도, 바스쿠 다 가마가 인도로 항해한 이유도 결국은 후추 한 톨 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었어.

중세 시대에는 왕족과 귀족 등 부유층이 후추에 열광하면서 후추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거든.

자연히 후추를 비롯한 향신료는 화폐나 보석 이상의 가치를 지녔고, 후추 한 줌이 양 한 마리나 황소 반 마리의 값어치를 했다 는 기록도 있어.

중세 유럽에서는 말린 후추 열매 1파운드면 영주의 토지에 귀속된 농노 1명의 신분을 자유롭게 할 수 있을 정도였고, 중세 후기에 매년 약 1,000톤의 후추와 1,000톤의 나머지 향신료가 유럽으로 수입되었다는데, 이건 150만 명을 먹여 살릴만한 식량의 비용에 해당했다고 해.

 

중세 시대 향신료의 그 비싼 가격 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해. 가장 그럴듯한 설은 고기가 부패하지 않도록 막거나 상한 맛을 감추어 주기 위한 재료였다는 것.

맞는 말이긴 하지만 신빙성은 좀 떨어져. 부패를 막는 방법으로 당시에 이미 쓰이던 소금, 훈연, 건조 등이 향신료보다 훨씬 효과가 높았거든.

오히려 향신료가 지금의 명품에 가까워서 사회적 지위나 부를 과시하기 위한 수단으로 비쌌을 가능성이 높아.

많은 향신료가 귀족과 재력가들의 식탁 위에 등장했고, 손님들은 맛과 부(富)의 진정한 상징이 된 향신료들을 보고 그 집의 주인을 평가했거든.

비쌀수록 더 귀한 대접을 받은 점에서 요즘의 명품과 비슷하지 않아?

신비로운 동방에서 출발하여 먼 길을 지나 극소량만 들어왔다는 사실은 사람들의 소유욕에 불을 붙였고, 재력가들은 연회 음식에 향신료를 퍼붓거나 흩뿌리는 것으로 지위와 능력을 뽐냈다고 해.

 

참고 : [향의 언어] 최낙언 저
[역사를 바꾼 요리 가루] 김희리 기자 서울신문

 

대항해 시대

향신료 전쟁, 욕망이 만든 피의 역사

 

이렇게 비싼 향신료를 찾는 건 금광을 찾는 것 같았고, 새로운 금광을 찾기 위한 대항해 시대를 열었어.

특히 몰루카 제도에서만 생산되는 육두구와 메이스는 높은 가격에 거래되었는데, 스페인, 포르투갈, 영국, 네덜란드 등 열강들이 향신료 무역을 독점하려고 탐욕을 부리게 되지.

16세기 초, 포르투갈은 몰루카 제도에 처음으로 진출하여 향신료 무역을 시작한 열강이었어.

17세기 초, 네덜란드가 동인도 회사를 설립하며 몰루카 제도에 진출했고, 결국 네덜란드가 포르투갈을 몰아내고 향신료 무역을 독점하게 되지.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영국도 동인도 회사를 통해 향신료 무역에 참여했지만, 네덜란드의 강력한 견제에 부딪혔어.

향신료 무역을 둘러싼 유럽 열강의 경쟁은 끊임없는 전쟁과 학살로 이어졌는데, 특히 네덜란드는 향신료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원주민들을 학살하고 향신료 나무를 파괴하는 등 잔혹한 행위를 저질렀다고 해.

 

바닐라와 초콜릿

바닐라와 초콜릿의 발견

 

1492년,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고 향신료 계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어.

옥수수, 감자, 담배가 유럽에 소개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식량과 문화 교류를 촉진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고, 내가 좋아하는 바닐라초콜릿도 전해졌거든.😁

멕시코 원산의 바닐라는 스페인 정복자들에 의해 유럽에 소개되었는데, 독특한 향과 맛으로 인기를 얻었대.

중앙아메리카에서 카카오를 원료로 만들어진 초콜릿 역시 16세기 초 스페인 사람들이 소개했는데 처음에는 음료 형태였지만, 이후 여러 가지 모양으로 가공되어 지금의 초콜릿바와 디저트 등으로 사랑받게 되었어.

 

By Francesco Primaticcio - The Yorck Project (2002) 10.000 Meisterwerke der Malerei (DVD-ROM), distributed by DIRECTMEDIA Publishing GmbH. ISBN: 3936122202., Public Domain,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157628
@Francesco Primaticcio @wikipedia

트로이 전쟁, 시나몬에서 시작됐다?

 

향신료에 대한 갈망은 고대에도 만만치 않았어.

트로이 전쟁의 시발점 중 하나가 시나몬이었다는 얘기, 들어봤어?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가 스파르타의 헬레나를 유혹할 때, ‘신들의 음식’인 시나몬 향이 타오르는 자신의 도성에서 여신으로 대접하겠다 고 유혹했거든.

고대부터 향료는 신들에게 제사를 지낼 때 사용되거나 신전을 장식하는 데 사용되었어.

성경의 ‘아가서’에서는 연인의 사랑을 묘사할 때 여러 향신료가 등장하는데, 연인의 숨결을 ‘사과 향기’에 비유하거나, ‘샤프란’, ‘계피’ 등 다양한 향신료로 사랑의 감정을 표현하기도 해.

 

향신료 역사와 전쟁

흔해진 향신료, 사라진 신비감

 

시간이 지나면서 향신료의 신비감은 사라졌어.

17세기 이후 인도와 동남아에서 대규모 향신료 재배가 시작되면서, 과거엔 귀족들의 상징이었던 후추와 정향이 점점 대중화된 거야.

명품처럼 숭배되던 향신료가 흔해지자 가치는 뚝 떨어졌고, 지금은 슈퍼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대중적인 조미료가 되어버렸지.

기사를 준비하면서, 향신료가 요리만큼 역사에도 아주 중요한 존재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

아직도 황금처럼 비쌌다면 우린 초콜릿, 바닐라 아이스크림은 물론 향수도 쉽게 접하긴 어려웠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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