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버의 세계

먹는 거에 진심인데 향은?

플레이버의 세계

플레이버의 세계 - 사과 감자 양파
실험정신 투철한 날,,,

 

얼마 전에, 코 막고 사과랑 감자 먹으면 구별 못 한다는 이야기를 진짜로 실행해 봤어. 내친김에 양파도 함께~😁

껍질을 깎으면서 퍼지는 진한 사과 향에, 눈물 살짝 나게 하는 양파까지, 설마 이게 같겠어? 싶었거든?

실제 먹어보니 구별은 가능해. 근데 그 차이가 참 미미하단 거야.

맛보다는 식감 때문에(감자 특유의 텁텁함, 양파껍질의 미끈함) 구별이 쉬웠지, 그냥 맛으로는 더 달다 덜 달다 정도로 구별해야 하는 곤란함이 있었어.

생감자의 풋내나는 비릿함, 양파의 코를 아리는 매운 향, 사과의 달콤하고 청량한 과즙 향을 뺀 그것들은 본질이 빠진 껍데기 같았달까?

요즘 먹방 볼 때도 보면, 다들 “촉촉하다”, “쫀득하다” 이런 식감 얘기랑 맛 표현이 주가 되고, 향에 대해서는 자세히 말 안 하더라(사실 향에 대한 단어가 정말 별로 없긴 해).

하지만 플레이버(flavor)는 단순한 맛(taste)이 아니라 향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라는 거! 후각이 막히면 미각의 절반이 사라지는 거나 다름없지.

향수라는 개념에 국한되지 않고 바라보면 세상의 대부분이 향이더라고…

 


 

가족 식사

향과 미각의 상호작용

 

미국의 모넬 화학감각센터(Monell Chemical Senses Center)에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후각과 미각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서, 향을 통해 음식의 풍미를 더욱 풍부하게 느낄 수 있다 고 해.

영국의 레딩 대학교(University of Reading)에서 수행된 연구에서는 음식의 향이 식사 만족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는 결과를 발표했는데, 참가자들은 향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할 때 더 높은 만족감을 표현했거든. 향이 식사 경험의 질을 향상시키는 중요한 요소인 거지.

감칠맛과 향 조합의 조화도가 향미 인지에 미치는 영향(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2019, 윤민지) 논문에서는 감칠맛-향 (쇠고기, 녹차, 옥수수, 우유) 조합이 조화롭고 친숙한 식품에서만 맛과 향의 상호작용이 나타났다고 해. 즉, 맛과 향의 조화가 음식의 풍미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식사 경험을 향상시킨다 는 거.

또, 향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포만감을 더 빨리 느끼고, 식사량이 적었다 는 연구 결과도 있어.

 


 

와인 소믈리에

후각이 미각을 컨트롤한다고?

 

향을 못 맡으면 미각도 둔해지는 거 알았어?

초콜릿, 커피, 와인 같은 복합적인 풍미가 있는 음식은 특히 후각이 필수야.

소믈리에나 커피 테이스터들은 미각보다 향에 집중하는데, 미각이 기본적인 거라면 후각은 평소 잘 사용하지 않아 분별력이 적기 때문에 계속해서 맡아보는 연습이 필요하고, 거기서 한층 더 미각을 끌어올릴 수 있어.

또한 한 끗 차이 나는 음식을 만들기 위한 요소도 후각에서 나오지. 재료와 어울리는 향을 매칭하면 그 음식의 퀄리티가 훅 올라가니까.

 


 

플레이버의 세계 - 디저트

‘맛’과 ‘향’이 결합된 개념은?

 

바로 플레이버(Flavor)야.

단순한 단맛이나 신맛이 아니라, 초콜릿의 고소한 뉘앙스, 바닐라의 크리미한 부드러움, 바질의 상쾌한 허브 향처럼 미각과 후각이 합쳐져 만들어 내는 경험이 플레이버라고 할 수 있어.

플레이버는 음식뿐만 아니라 과일향 젤리, 초코 과자, 탄산음료, 심지어 의약품에도 적용돼.

 


 

플레이버리스트
with CANVA Magic Media

플레이버리스트

 

플레이버리스트(flavorist)라고 들어봤어?

향수에 조향사(Perfumer)가 있듯이, 인공적으로 플레이버를 조합해 음료, 과자, 심지어 의약품의 맛을 설계하는 전문가들이야.

우리가 마시는 시판 커피에서 막 내린 커피 같은 느낌이 나는 것도, 콜라가 단순히 달기만 한 게 아니라 스파이시한 풍미를 가지는 것도 다 플레이버리스트의 작업 덕분이지.

플레이버의 세계는 향수보다 훨씬 광범위하기 때문에, 향수에 비해 덜 알려졌지만 더 많은 작업이 필요해.

대부분의 세계적 향료회사는 플레이버가 주된 매출처라고 할 수 있어.

 


 

향수 향료

향수가 끝일까?

 

향수는 단순한 패션 아이템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하지만 향은 인류 역사와 함께 시작된, 굉장히 오래된 아이템이거든.

종교와도 연관되어 있고,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에도 향을 뺀다고 생각하면 끔찍하지 않아?

코로나 이후로 후각을 잃은 사람들이 입맛을 잃고 심각한 우울증이 왔다고 하던데, 향은 우리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지만 선호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감각이야.

그런 의미로, 앞으로 음식 먹을 때 향에도 집중해 보자고! 향까지 즐기면 먹는 즐거움이 한층 더 깊어진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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