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스토리 좋아하세요?
오늘은 러브스토리 컬렉터인 아멜리 후인(Amélie Huynh)이 고이 잠자고 있던 알프레드 도르세(Alfred d’Orsay)와 마거리트 드 블레싱턴(Marguerite de Blessington)의 은밀한 연애사를 들추어낸(?) 브랜드, 도르세(D’orsay)에 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사랑 이야기는 늘 재미나더라고요.😁
오늘 브랜드 탐험도 그래서 재미날 예정입니다!
ALFRED D’ORSAY
알프레드 도르세는 “댄디가이 dandy guy“의 대명사라 할 수 있습니다.
브랜드의 시작이 알프레드가 마거리트을 위한 향수를 만들었던 것이기에, 알프레드 이야기부터 시작해 볼게요.
📍이름 : Alfred Guillaume Gabriel Grimod d’Orsay, comte d’Orsay
📍생애 : 4 September 1801 – 4 August 1852
📍수식어 : 19세기 프랑스의 아티스트, 댄디가이,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인싸.
파리에서 보나파르트파 장군인 콩트 오르세 알베르 가스파르 그리모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던 그는 잘생긴 외모로 유명했습니다.
1821년 프랑스 군대에 입대하고 영국 조지 4세의 대관식에 참석하며 프랑스를 떠나 런던에 머물게 되죠.
런던에 있는 동안 그는 블레싱턴 백작 찰스 가디너와 블레싱턴 백작 부인 마거리트를 만나게 됩니다.
시인 바이런에게 극찬받기도 했던 오르세는 모든 형태의 예술을 사랑하는 청년이었고, 마거리트는 아일랜드의 열정을 간직하고 있던 런던의 시인이자 소설가였어요.
처음 만났을 때 오르세는 20살, 마거리트는 32살의 유부녀였지만 영혼의 이끌림은 어쩔 수 없었나 봅니다.
두 사람은 사랑에 빠졌고, 1829년 블레싱턴 경이 사망한 후 마거리트는 오르세와 함께 영국으로 돌아와서 🏠고어하우스라는 사교하우스를 열었어요.
고어하우스는 런던의 트렌디한 문학 및 예술 사회의 중심지가 되어 찰스 디킨스, 윌리엄 새커리, 벤자민 디즈라엘리, 에드워드 불워-리튼 등을 비롯한 유명인들이 들락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들의 화려한 생활은 1849년 백작이 파산하고 고어 하우스가 해체되며 끝나게 되죠.
오르세는 파리로 떠나고, 그를 따라 파리로 갔던 마거리트도 곧 사망하며 오르세에게 충격을 주었습니다.
그녀를 위해 피라미드형 회색 돌무덤을 설계했던 오르세는 1852년 사망하며 그 옆에 묻혀서, 무덤까지 함께한 사랑이 되었습니다.
출처 : 위키피디아 “Alfred d’Orsay”
“도르세, 알프레드 기욤 가브리엘 백작”.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도르세 백작의 스캔들 같은 삶과 일탈”. Foulkes, Nick Last of the Dandies. 등
Amélie Huynh
프랑스인 어머니와 중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파리출생 아멜리 후인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후 8년 동안 쇼메 Chaumet 에서 근무하며 아버지의 사업을 도왔습니다.
후인은 기업가 가족 출신입니다. 아버지는 소규모 향수 브랜드를 운영했고, 언니인 멜라니 후인 Mélanie Huynh은 뷰티브랜드 홀리더미 holidermie 를 경영하고 있어요.
후인 가족은 패밀리 그룹인 에라 노바 Aera Nova 를 함께 운영하며 샤토 말로메 복원 및 여러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아멜리는 자신의 주얼리 브랜드 <스테이트먼트 파리 Statement Paris>를 출시하고 주얼리 디자이너로도 활동하지만, 2015년 에라 노바에서 도르세를 인수하는데 큰 지분을 차지할 정도로 향에 대한 애착도 깊습니다.
2019년 도르세를 다시 런칭하고, 현재 세 딸과 함께 바쁜 일상을 산다고 하는데, 엄마라기엔 너무 늘씬하고 아름다웠어요.😍
향수 스토리
비밀연애를 했던 알프레드와 마거리트.
알프레드는 두 사람이 함께 사용하기 위한 향을 만들었습니다.
너무 남성적이거나 너무 여성적이지 않은, 서로 같이 뿌려도 사람들이 의심하지 않는 젠더리스 향으로 말이죠.
그게 ‘Etiquette blue(그가 만든 첫 향수에 별도의 향 이름 없이 블루 라벨만 붙인 것)’ 향수였고, 메종 도르세에서 가장 유명한 향입니다.
1800년대 비밀스런 그 향은 포뮬러가 남아 있지 않았고, 깨끗하면서도 청량한 향이 나고 오렌지 블로썸 향조가 메인으로 쓰인 것을 단서로 복원하게 됩니다.
그렇게 조향사 Fanny Bal과 함께 탄생시킨 향수가 바로 ‘엘.베.(L.B. – With All My Heart / Secret Love)’입니다.
이렇게 도르세의 향수에는 이니셜이 새겨져 있습니다.
✔️비밀연애의 공식! 못 알아보게 쓰는 암호 아니겠어요?
이니셜로만 적힌 러브 노트💌를 주고받았던 알프레드와 마거리트처럼, 도르세는 두 사람의 비밀스러운 러브 레터 컨셉으로 향수 이름에 이니셜을 접목 했고, 캔들에는 시간과 장소를 담았습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향수 이야기를 해볼까요?
Vouloir être ailleurs. 외딴곳에 가고 싶어. C.G. 쎄.줴.
그들이 보관한 유일한 오리지널 향수는 1915년에 제조된 틸룰 Tilleul(Linden) 입니다.
이 향은 2008년 올리비아 지아코베티(Olivia Giacobetti, 딥티크 필로시코스, 프말 엉빠썽의 조향사)에 의해 재탄생하며 대표적인 향이 되었어요.
싹트는 사랑을 불러일으키는 플로럴 그린 계열의 향수로, 린든 플라워, 아카시아 우드가 메인 노트입니다.
À cœur perdu. 진심으로. L.B. 엘.베.
‘온 마음을 담아’라는 뜻의 A Coeur Perdu라는 머리말을 단 엘.베.는 알프레드가 마거리트에게 선물한 커플 향수입니다.
조향사 패니 발(Fanny Bal, 지방시 이레지스터블, 메종마르지엘라 웬더레인스탑스의 조향사)은 마거리트와 알프레드의 얽히고설킨 몸을 떠올리며 만들었다고 해요.
아이리스, 오렌지 블라썸, 캐시메란이 메인 노트입니다.
Sur tes lèvres. 네 입술에. E.Q. 이.큐.
화이트 플라워가 특징인 머스키 플로럴 향수로 마스터 퍼퓨머 도미니크 로피옹(Dominique Ropion)의 작품.
잔향이 매력적입니다.
“아이리스와 자스민은 키스의 두 주인공처럼 포옹하며 서로를 보완합니다. 자스민은 동물적인 열정을, 아이리스는 실크처럼 파우더리한 노트로 자스민을 감쌉니다.
키스 전 순간의 설렘을 표현하기 위해 저는 두 가지 천연 LMR(Laboratoire Monique Remy)로 작업했습니다. 로즈 베리 추출물의 상큼하고 레모니 lemony 함과 암브레트의 따뜻하고 파우더리한 향의 대비를 통해 노트의 마지막까지 여운을 남기고자 했습니다.”
Une rose au paradis. 파라다이스의 장미. R.B. 에흐.베.
캐롤라인 뒤무르(Caroline Dumur, 파코라반 퓨어XS, 끌로에 노마드의 조향사)의 에흐.베.는 미래에서 돌아온 장미를 연상시킵니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에흐.베.는 사랑의 아름다운 상징 중 하나인 장미와 알데하이드의 만남”이며, “인간과 AI의 만남”이라고 표현하고 있어요.
핑크 페퍼, 터키 로즈, 머스크가 메인 노트로 연인의 입술에서 느껴지는 미래의 향, 절대적인 로맨티시즘 을 상징합니다.
Sweet Disruption. 달콤한 혼란. W.T. 두블르베.떼.
도르세의 도쿄 부티크를 위한 이 향은 장 크리스토프 헤로(Jean-Christophe Hérault, 크리드 어벤투스의 조향사)가 만들었습니다.
베이스 러브스토리가 재미있는데, 일본 사케 가문의 아들이 스코틀랜드로 증류 기술을 배우기 위한 유학을 떠났다가 스코틀랜드 여성과 사랑에 빠지게 되죠.
그리고 돌아와서 일본 최초의 위스키를 만들겠다고 합니다.
일본 위스키의 거장 중 한 명인 다케쓰루 마사타카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향으로, 이들처럼 너무 다른 두 향료(Spearmint, Frankincense)가 만나서 매력적인 향수로 탄생했습니다.